휴먼즈 오브 글로벌케어
Humans Of Global Care
-모금홍보팀 송희섭 대리 편-

글로벌케어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 "휴먼즈 오브 글로벌케어" 두 번째 시간으로 모금홍보팀 4년차 송희섭 대리를 만났습니다.
자신은 그저 단순히 "좋은 일"을 하려고 글로벌케어에서 일하는 게 아니라는 희섭 대리님!
그와의 솔직담백한 인터뷰를 통해 NGO에서 일하며 느끼는 희노애락을 살짝이나마 간접경험해보았습니다.
김시온 (이하 킴) : 일단 휴먼즈 오브 글케의 두번째 주인공이 되신걸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와아아아)
송희섭 (이하 쏭) : (웃음) 이런 리액션 잘 못하는데… 제가 INTP여서 감정적으로는 잘 대처를 못하니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킴 : 콘텐츠 취지는 너무 잘 알고 계시니깐 이제 그건 생략을 하고, 바로 인터뷰를 진행을 해보도록 할게요. 그럼 본격적으로 질문 들어가기 전에 희섭쌤 어, 특기나 취미 있으신가요?
쏭 : 취미요? 특기? 음….항상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부담스러운데 솔직하게 얘기를 하자면 거의 일 끝나고 나면 유튜브를 보며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고 (웃음)
킴 : 아., 그 유튜브 지박령?
쏭 : 네, 유튜브 지박령이라고도 불리며 넷플릭스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킴 : 혹시 넷플릭스에서 요새 제일 좋아하시는 콘텐츠는 어떤 건가요?
쏭 : 아직 다 안봐서 모르겠는데 최근에 "비밀의 숲"을 안봐서... 요즘 비밀의 숲 시즌 2가 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시즌 1 2화까지 봤습니다. 생각보다 러닝타임이 길더라고요? (웃음) 추리를 많이 요하고 에너지 소모가 커서 지금 진도가 잘 안나가네요 (웃음)
킴 : 아 콘텐츠 취향 참 바람직합니다. 그러면 뭐 "유튜브 지박령" 말고 또 다른 별명은 있으신가요? 스스로를 칭하는 애칭이라던가?
쏭 : 애칭이요? (웃음) 아니요 없어요 (엄근진)
킴 : (웃음) 네 답변 감사합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질문을 좀 해보도록 할게요. 학교에서는 무슨 전공을 하셨나요?

쏭 : 사실 제가 처음 공부했던 거는 지금 하고 있는 일과는 크게, 많이 거리가 좀 있는 편입니다. 저는 원래 대학교에 다닐 때는 관광, 투어리즘 쪽을 전공을 했었고 원래 하고 싶었던 일은 마이스(MICE) 산업이라 해서 컨벤션 업계에서 일을 좀 하고 싶었고, 여기 전 직장도 전시 업체였어요. 그런데 약간 3D의 성향이 너무 강하고 삶이 점점 피폐해지고,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높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취업준비를 하다가 좀 더 가치있는 일을… 나의 그 가치나 이해충돌을 경험하면서까지 일하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그래서 내 본연의 가치와 맞는 회사를 찾는 게 제 삶의 그런 목적과도 잘 부합을 했던 것 같은데… 글로벌케어에 와서는 저의 가치와 크게 충돌하는 일은 없었던 것 같아요. 물론 일하면서 힘들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은 어느 일이나 마찬가지로 있지만, 적어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게 흔들리지 않으니깐 잘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네요.
킴 : 지금 가치에 대해서 얘기해주셨는데, 희섭쌤한테 가장 중요한 그 가치가 어떤 게 있을까요?
쏭 : 저 같은 경우에는 그 일에 대한 결과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성과가 만들어져 가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그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니면 그 과정 속에서 여러 이해관계자들이라던가 그것을 만들어가는 것 자체가 정직하고 평등하다던가. 그런 것들이 잘 이루어질 때 결과가 뭐 좋을수도 있고 나쁠수도 있지만, 그 과정 자체가 저에게 더 의미 있지 않나, 싶어요.
킴 : 그럼 처음부터 NGO에서 일을 할 생각은 없으셨던 거죠?
쏭 : 예, NGO는 저도 잘 모르는 분야였고 학교 다닐 때는 뭐 사회적기업 이라던가 공정무역, 공익과 관련된 일을 조금씩은 고민을 해보고 했지만 지금 하는 일과는 방향성이나 내용은 좀 달랐던 것 같기는 해요. 처음에는 해외봉사단원을 생각하고 왔었는데, 의외로 홍보팀 인원으로 근무 제안을 해주셔서… (웃음) 어쨌든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저는 좀 가치있는 삶을 살고 싶었어요. 처음에 1년을 제안을 받았죠. 그래서 글로벌케어에 대해서 배우기도 하면서 공부를 많이 하라고 대표님께서 그러셨어요. 그 대표님이 공부를 이제 많이 해서 이 조직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도 중요하겠지만 이 조직에서 일을 하고싶은지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보통 회사 면접 생각하면 별로 안그렇잖아요. 저한테는 나름 파격적인 조건이었어요. 물론 책임감에서 오는 부담감도 있었죠. 내가 이 조직을 잘 학습하고 여기에 잘 맞고 여기에서 하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 지를 평가해보는 시간이었는데, 헤매기도 많이 헤맸지만, 결과적으로는 잘 온 것 같아요.
킴 : 그러면 또 여쭤보고 싶은게, 이제 가치에 부합해서 일을 시작하시게 되셨는데 일하신지는 4년차이신거잖아요? 그동안 일하시면서 아, 내가 글로벌케어에서 일하길 잘했다, 하고 느낀 보람차는 때가 있나요?

쏭 : 약간 두가지가 나뉘는 것 같아요. 감동적으로 느껴졌던 에피소드도 있고… 보람이 됐던 거는 좀 구분이 되는 것 같아요. 제가 하는 일이 사업에 직접적으로 관여를 하기보다는 아무래도 뭐 후원과 관련된거라던가 홍보와 관련된 업무들을 하다 보니깐 감동적일 일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 개인적으로는 그 후원자와 후원을 중단하시는 분과 통화를 하면서 감동을 느꼈던 적이 있어요. 그분이 굉장히 죄송해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아, 이분이 진정으로 이 단체를 정말 믿고 사랑하시기 때문에 그 신뢰를 바탕으로 서포트를 하셨구나, 라는 그런 생각이 들어서 거기서 되게 뭉클했어요. 후원을 중단하시는데 오히려 너무 미안하다고 말씀하셔서… 또 한번은 후원자 한 분이 어디서 찾아보시고 저희에게 연락을 해주셨는데 그리고서는 본인뿐 아니라 아들 이름으로 후원을 시작하신 분도 계셨어요. 왜 그러셨는지 물어봤더니 아드님 이름으로 후원을 하면 아들이 방황을 하고 있는데 좀 더 나은 길로 가지 않을까 하신다고 말씀하셨어요… 아들에 대한 사랑이 느껴져서 기억에 남네요. 글쎄요, 또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좀 인정에 메말라있는 자리긴 하거든요? 이 자리가? 그래서 기획했던 캠페인이라던가 잘 조직이 되고 잘 돌아간다거나 기대한 것 이상의 성과가 드러날 때 감사한 것 같아요. 그런 부분들이 일을 하면서 느껴지는 보람이랄까?
킴 : 그럼 반대로, NGO에서 일하면서 가장 벅차고 힘들었던 때가 있었다면요?
쏭 : 저는 지금 현재와 연결이 되어있는데, 큰 갈래로는 두가지가 있어요. 지속적으로 저를 괴롭히는(?) 일종의 그런 딜레마는 일단은 생계와 관련된 게 큰 것 같아요. 내년 쯤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데 과연 이 비영리 분야에서 일이 내 생계를 책임져줄 수 있는가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과 걱정들이 있죠. 그런 게 이제 순간순간마다 엄습해올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니깐 해결되는 부분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걱정으로 몸소 느껴질 때는 분명히 있죠. 그리고 두번째로는 좀 제가 맡고있는 파트에 대한 고민일 수도 있는데, 내가 과연 이 조직에서 계속 있는게 전문성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조직의 차원에서 나 이외에 더 적합하고 유능한 인재가 책임을 맡는 것이 맞지 않은가 라는 고민이 있고, 개인적인 면에서는 내가 타 조직 내지는 다른 산업군에서 일하는 것이 내가 가진 장점을 더 살릴 수 있는가 라는 것에 대한 의문이 들 때가 있어요.
킴 : 아, 역시 진로고민은 끝이 없군요 (웃음) 그러면 이 일을 시작하고 나서 새롭게 생긴 사명감이라던가 가치가 혹시 있나요?

쏭 : 사명감이라기보다는 생각의 전환? 이라면 있는데 NGO나 NPO에서 일하기 전까지는 저도 대중과 생각이 되게 유사했어요. 여기 있는 사람들은 막 사명감과 헌신을 가지고, 본인의 그런 뜻이죠? 그런 것들을 더 중시하기 때문에 일종의 다른 부분들이 채워지지 않더라도 일을 한다, 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건 맞지 않는 것 같아요. 결국 이 NPO사업도 일반 법인 회사라던가, 그 영리기업이 일하는 것과 굉장히 똑같아요. 예산 설정하고, 사업지가 잘 돌아가는지 보고, 투자도 필요하고, 그래서 어떻게 보면 영리기업의 투자자가 비영리단체에 있어서는 후원자고 후원하는 그런 기업들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시장조사를 한다던가, 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모니터링도 필요하겠죠? 그러다가 보니 사업 내에는 이러한 비용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리기업에서는 투자자들이 이런 부분에 관해 불편해하지 않아요. 기업이 영업이익율을 높이기 위해서 또는 일을 잘하기 위한 투자를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직원들 월급을 줄 때 전혀 개입을 안하죠. 그런데 비영리단체는 인식이 별로 그렇지가 않아요. 약간 “아, 너희 봉사하는거 아니야? ”또는 좋은 일, 선행을 하기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직원들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적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대우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더러는 불쾌감을 표현해 당황스러웠던 경험도 있습니다. 정부에서 인건비를 보조하는 사회복지시설과 달리 대다수 NPO들은 자체적인 운영비 내에서 인건비도 지급하고 사무실 임대료도 내야하고 일반 영리회사가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막상 안쪽에 와서 직접 일을 해보면 영리기업과 사업의 프로세스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업의 성과로 얻게 되는 결실만이 좀 다르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래서 오히려 일할 때 더욱 세심하게 신경 써야할 때가 많습니다. 결과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과정도 올바르게 하기 위해서라고 할까요? 그런데 세상일이라는 게 절차를 올바르게 고집하다 보면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때도 있고 비용효과성이 되려 나빠지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좀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 양보할 수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저희의 고민을 좀 더 알아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물론 이를 더 잘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제 숙제인 것 같네요.(웃음) 사실 저부터 이러한 자세한 부분에 관해서는 일하기 전까지는 몰랐던 부분이기도 해서 단체들이 조금씩 더 투명성과 책무성을 위해 노력한다면 대중도 오해하고 있던 사실들이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킴 : 사실 다음 질문에 ngo에서 일하는 것에 있어서 사람들이 좀 알아줬으면 싶은 부분이 뭔지 물어보는건데 미리 대답을 해주셨네요 (웃음) 혹시 이거에 대해서 더 하시고 싶은 말 있으세요?
쏭 : 뭐 앞에서 거의 다 말씀을 드린 것 같기는 한데, 그런 말 있잖아요. “아, 좋은 일 하시네요.” 이런 말을 지양해주셨으면 합니다. 아마 비영리조직에서 근무하고 있어서 “무슨 일하느냐”는 질문에 열심히 설명하고 나서 제일 많이 듣는 표현이 “아 좋은 일 하시네요”인것 같아요. 물론 그 말에는 결코 나쁜 의도가 있지 않다고는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저를 서글프게 만듭니다. 마치 아이에게 “착하게 생겼네요”가 칭찬만으로 들리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이 분야에 계신 분들도 충분히 개인의 역량과 전문성을 가지고 일하고 계신데 “좋은 일”로 모든 것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것 같아요. 그래서 표현을 해주신다면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계시네요”와 같이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이 분야에 계신 분들이 각자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모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좋은 일”이라는 단어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것 같아요.
킴 : 음 그렇군요… 그럼 이제 남은 질문들이 몇 개 없는데, 혹시 희섭쌤에게 글케란? 한 단어나 한 문장으로 요약하실 수 있다면?
쏭 : (웃음) 이걸 물어보는 것 자체가 글케스럽지 않은 것 같은데? 음 글쎄요... 제가 생각하는 글케는… 초콜릿 상자같아요.
킴 : 오 포레스트 검프인가요? (웃음)
쏭 : 약간 비슷해요. 제가 생각하는 글케는 다양한 맛을 가진 사람들이 어우러져서… 상자 속에 초콜릿이 다 다르자나요? 그런데 모이면 비슷해 보이고.. 사람한테 기쁨을 주는 그런 음식이고.. 그런 면에서 그런 생각이 드네요. 다양한 색의 사람이 모여 있는데 재미난 건 양보랑은 거리가 먼 것 같아요. 그만큼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것 같네요 (웃음). 그래서 딱히 정의 받는 것을 싫어하고요 (웃음) 독창성과 개성을 존중하고... 또한 존중 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다 모인 것 같아요. 그렇지만 하나의 초콜렛 상자처럼 은연 중에 비슷한 느낌이나 분위기를 주는 것은 같아요. 물론 외부에서 봤을 때는 "얘네 뭐지? 별나다?" 이럴 수도 있겠지만…
킴 : 그럼 희섭쌤은 무슨 맛 초콜릿인가요? 매운맛?
쏭 : (웃음) 글쎄요?? 다크 초콜릿…? 쓴맛인 것 같은데..
킴 : 그럼 마지막으로, 희섭쌤이 생각하는 글케의 최고 장점은?
쏭 : 적어도 잘못된 일은 하지 않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는 것. 정직함, 공정성, 기본이 되어있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죠? 좋은 것 같아요. 일을 하다 보면, 작은 조직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때도 있고 시스템이 잘 정비 되어있다는 느낌은 아니에요. (웃음) 그런데 뭐 그런 건 중소기업이나 중소단체들의 특징인 것 같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케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 부분과 복지가 좋은 것 같아요. 워라밸이라던가, 개인의 삶을 좀 조명해보고 고민해볼 수 있는 그런 공간이지 않나. 그리고 그걸 상당히 장려하기도 하고, 존중받을 수 있고 결론은 좋은 직장인 것 같아요.
킴 : 네, 그러면 여태까지 성실하게 답변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어요.
(본 인터뷰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뤄졌으며, 사진 촬영 시에만 잠시 벗었습니다.)
킴's 요약: #정직함 #공정성 #훌륭한복지 #TMI...
휴먼즈 오브 글로벌케어
Humans Of Global Care
-모금홍보팀 송희섭 대리 편-
글로벌케어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 "휴먼즈 오브 글로벌케어" 두 번째 시간으로 모금홍보팀 4년차 송희섭 대리를 만났습니다.
자신은 그저 단순히 "좋은 일"을 하려고 글로벌케어에서 일하는 게 아니라는 희섭 대리님!
그와의 솔직담백한 인터뷰를 통해 NGO에서 일하며 느끼는 희노애락을 살짝이나마 간접경험해보았습니다.
김시온 (이하 킴) : 일단 휴먼즈 오브 글케의 두번째 주인공이 되신걸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와아아아)
송희섭 (이하 쏭) : (웃음) 이런 리액션 잘 못하는데… 제가 INTP여서 감정적으로는 잘 대처를 못하니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킴 : 콘텐츠 취지는 너무 잘 알고 계시니깐 이제 그건 생략을 하고, 바로 인터뷰를 진행을 해보도록 할게요. 그럼 본격적으로 질문 들어가기 전에 희섭쌤 어, 특기나 취미 있으신가요?
쏭 : 취미요? 특기? 음….항상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부담스러운데 솔직하게 얘기를 하자면 거의 일 끝나고 나면 유튜브를 보며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고 (웃음)
킴 : 아., 그 유튜브 지박령?
쏭 : 네, 유튜브 지박령이라고도 불리며 넷플릭스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킴 : 혹시 넷플릭스에서 요새 제일 좋아하시는 콘텐츠는 어떤 건가요?
쏭 : 아직 다 안봐서 모르겠는데 최근에 "비밀의 숲"을 안봐서... 요즘 비밀의 숲 시즌 2가 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시즌 1 2화까지 봤습니다. 생각보다 러닝타임이 길더라고요? (웃음) 추리를 많이 요하고 에너지 소모가 커서 지금 진도가 잘 안나가네요 (웃음)
킴 : 아 콘텐츠 취향 참 바람직합니다. 그러면 뭐 "유튜브 지박령" 말고 또 다른 별명은 있으신가요? 스스로를 칭하는 애칭이라던가?
쏭 : 애칭이요? (웃음) 아니요 없어요 (엄근진)
킴 : (웃음) 네 답변 감사합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질문을 좀 해보도록 할게요. 학교에서는 무슨 전공을 하셨나요?
쏭 : 사실 제가 처음 공부했던 거는 지금 하고 있는 일과는 크게, 많이 거리가 좀 있는 편입니다. 저는 원래 대학교에 다닐 때는 관광, 투어리즘 쪽을 전공을 했었고 원래 하고 싶었던 일은 마이스(MICE) 산업이라 해서 컨벤션 업계에서 일을 좀 하고 싶었고, 여기 전 직장도 전시 업체였어요. 그런데 약간 3D의 성향이 너무 강하고 삶이 점점 피폐해지고, 현실의 벽은 생각보다 높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취업준비를 하다가 좀 더 가치있는 일을… 나의 그 가치나 이해충돌을 경험하면서까지 일하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그래서 내 본연의 가치와 맞는 회사를 찾는 게 제 삶의 그런 목적과도 잘 부합을 했던 것 같은데… 글로벌케어에 와서는 저의 가치와 크게 충돌하는 일은 없었던 것 같아요. 물론 일하면서 힘들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은 어느 일이나 마찬가지로 있지만, 적어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게 흔들리지 않으니깐 잘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네요.
킴 : 지금 가치에 대해서 얘기해주셨는데, 희섭쌤한테 가장 중요한 그 가치가 어떤 게 있을까요?
쏭 : 저 같은 경우에는 그 일에 대한 결과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성과가 만들어져 가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그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니면 그 과정 속에서 여러 이해관계자들이라던가 그것을 만들어가는 것 자체가 정직하고 평등하다던가. 그런 것들이 잘 이루어질 때 결과가 뭐 좋을수도 있고 나쁠수도 있지만, 그 과정 자체가 저에게 더 의미 있지 않나, 싶어요.
킴 : 그럼 처음부터 NGO에서 일을 할 생각은 없으셨던 거죠?
쏭 : 예, NGO는 저도 잘 모르는 분야였고 학교 다닐 때는 뭐 사회적기업 이라던가 공정무역, 공익과 관련된 일을 조금씩은 고민을 해보고 했지만 지금 하는 일과는 방향성이나 내용은 좀 달랐던 것 같기는 해요. 처음에는 해외봉사단원을 생각하고 왔었는데, 의외로 홍보팀 인원으로 근무 제안을 해주셔서… (웃음) 어쨌든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저는 좀 가치있는 삶을 살고 싶었어요. 처음에 1년을 제안을 받았죠. 그래서 글로벌케어에 대해서 배우기도 하면서 공부를 많이 하라고 대표님께서 그러셨어요. 그 대표님이 공부를 이제 많이 해서 이 조직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도 중요하겠지만 이 조직에서 일을 하고싶은지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보통 회사 면접 생각하면 별로 안그렇잖아요. 저한테는 나름 파격적인 조건이었어요. 물론 책임감에서 오는 부담감도 있었죠. 내가 이 조직을 잘 학습하고 여기에 잘 맞고 여기에서 하는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 지를 평가해보는 시간이었는데, 헤매기도 많이 헤맸지만, 결과적으로는 잘 온 것 같아요.
킴 : 그러면 또 여쭤보고 싶은게, 이제 가치에 부합해서 일을 시작하시게 되셨는데 일하신지는 4년차이신거잖아요? 그동안 일하시면서 아, 내가 글로벌케어에서 일하길 잘했다, 하고 느낀 보람차는 때가 있나요?
쏭 : 약간 두가지가 나뉘는 것 같아요. 감동적으로 느껴졌던 에피소드도 있고… 보람이 됐던 거는 좀 구분이 되는 것 같아요. 제가 하는 일이 사업에 직접적으로 관여를 하기보다는 아무래도 뭐 후원과 관련된거라던가 홍보와 관련된 업무들을 하다 보니깐 감동적일 일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데 개인적으로는 그 후원자와 후원을 중단하시는 분과 통화를 하면서 감동을 느꼈던 적이 있어요. 그분이 굉장히 죄송해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아, 이분이 진정으로 이 단체를 정말 믿고 사랑하시기 때문에 그 신뢰를 바탕으로 서포트를 하셨구나, 라는 그런 생각이 들어서 거기서 되게 뭉클했어요. 후원을 중단하시는데 오히려 너무 미안하다고 말씀하셔서… 또 한번은 후원자 한 분이 어디서 찾아보시고 저희에게 연락을 해주셨는데 그리고서는 본인뿐 아니라 아들 이름으로 후원을 시작하신 분도 계셨어요. 왜 그러셨는지 물어봤더니 아드님 이름으로 후원을 하면 아들이 방황을 하고 있는데 좀 더 나은 길로 가지 않을까 하신다고 말씀하셨어요… 아들에 대한 사랑이 느껴져서 기억에 남네요. 글쎄요, 또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좀 인정에 메말라있는 자리긴 하거든요? 이 자리가? 그래서 기획했던 캠페인이라던가 잘 조직이 되고 잘 돌아간다거나 기대한 것 이상의 성과가 드러날 때 감사한 것 같아요. 그런 부분들이 일을 하면서 느껴지는 보람이랄까?
킴 : 그럼 반대로, NGO에서 일하면서 가장 벅차고 힘들었던 때가 있었다면요?
쏭 : 저는 지금 현재와 연결이 되어있는데, 큰 갈래로는 두가지가 있어요. 지속적으로 저를 괴롭히는(?) 일종의 그런 딜레마는 일단은 생계와 관련된 게 큰 것 같아요. 내년 쯤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데 과연 이 비영리 분야에서 일이 내 생계를 책임져줄 수 있는가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과 걱정들이 있죠. 그런 게 이제 순간순간마다 엄습해올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니깐 해결되는 부분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걱정으로 몸소 느껴질 때는 분명히 있죠. 그리고 두번째로는 좀 제가 맡고있는 파트에 대한 고민일 수도 있는데, 내가 과연 이 조직에서 계속 있는게 전문성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조직의 차원에서 나 이외에 더 적합하고 유능한 인재가 책임을 맡는 것이 맞지 않은가 라는 고민이 있고, 개인적인 면에서는 내가 타 조직 내지는 다른 산업군에서 일하는 것이 내가 가진 장점을 더 살릴 수 있는가 라는 것에 대한 의문이 들 때가 있어요.
킴 : 아, 역시 진로고민은 끝이 없군요 (웃음) 그러면 이 일을 시작하고 나서 새롭게 생긴 사명감이라던가 가치가 혹시 있나요?
쏭 : 사명감이라기보다는 생각의 전환? 이라면 있는데 NGO나 NPO에서 일하기 전까지는 저도 대중과 생각이 되게 유사했어요. 여기 있는 사람들은 막 사명감과 헌신을 가지고, 본인의 그런 뜻이죠? 그런 것들을 더 중시하기 때문에 일종의 다른 부분들이 채워지지 않더라도 일을 한다, 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건 맞지 않는 것 같아요. 결국 이 NPO사업도 일반 법인 회사라던가, 그 영리기업이 일하는 것과 굉장히 똑같아요. 예산 설정하고, 사업지가 잘 돌아가는지 보고, 투자도 필요하고, 그래서 어떻게 보면 영리기업의 투자자가 비영리단체에 있어서는 후원자고 후원하는 그런 기업들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시장조사를 한다던가, 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모니터링도 필요하겠죠? 그러다가 보니 사업 내에는 이러한 비용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리기업에서는 투자자들이 이런 부분에 관해 불편해하지 않아요. 기업이 영업이익율을 높이기 위해서 또는 일을 잘하기 위한 투자를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직원들 월급을 줄 때 전혀 개입을 안하죠. 그런데 비영리단체는 인식이 별로 그렇지가 않아요. 약간 “아, 너희 봉사하는거 아니야? ”또는 좋은 일, 선행을 하기 위해서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직원들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적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대우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더러는 불쾌감을 표현해 당황스러웠던 경험도 있습니다. 정부에서 인건비를 보조하는 사회복지시설과 달리 대다수 NPO들은 자체적인 운영비 내에서 인건비도 지급하고 사무실 임대료도 내야하고 일반 영리회사가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막상 안쪽에 와서 직접 일을 해보면 영리기업과 사업의 프로세스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업의 성과로 얻게 되는 결실만이 좀 다르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래서 오히려 일할 때 더욱 세심하게 신경 써야할 때가 많습니다. 결과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과정도 올바르게 하기 위해서라고 할까요? 그런데 세상일이라는 게 절차를 올바르게 고집하다 보면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때도 있고 비용효과성이 되려 나빠지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좀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 양보할 수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저희의 고민을 좀 더 알아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물론 이를 더 잘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제 숙제인 것 같네요.(웃음) 사실 저부터 이러한 자세한 부분에 관해서는 일하기 전까지는 몰랐던 부분이기도 해서 단체들이 조금씩 더 투명성과 책무성을 위해 노력한다면 대중도 오해하고 있던 사실들이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킴 : 사실 다음 질문에 ngo에서 일하는 것에 있어서 사람들이 좀 알아줬으면 싶은 부분이 뭔지 물어보는건데 미리 대답을 해주셨네요 (웃음) 혹시 이거에 대해서 더 하시고 싶은 말 있으세요?
쏭 : 뭐 앞에서 거의 다 말씀을 드린 것 같기는 한데, 그런 말 있잖아요. “아, 좋은 일 하시네요.” 이런 말을 지양해주셨으면 합니다. 아마 비영리조직에서 근무하고 있어서 “무슨 일하느냐”는 질문에 열심히 설명하고 나서 제일 많이 듣는 표현이 “아 좋은 일 하시네요”인것 같아요. 물론 그 말에는 결코 나쁜 의도가 있지 않다고는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저를 서글프게 만듭니다. 마치 아이에게 “착하게 생겼네요”가 칭찬만으로 들리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이 분야에 계신 분들도 충분히 개인의 역량과 전문성을 가지고 일하고 계신데 “좋은 일”로 모든 것을 표현하기에는 부족한 것 같아요. 그래서 표현을 해주신다면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계시네요”와 같이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이 분야에 계신 분들이 각자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모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좋은 일”이라는 단어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것 같아요.
킴 : 음 그렇군요… 그럼 이제 남은 질문들이 몇 개 없는데, 혹시 희섭쌤에게 글케란? 한 단어나 한 문장으로 요약하실 수 있다면?
쏭 : (웃음) 이걸 물어보는 것 자체가 글케스럽지 않은 것 같은데? 음 글쎄요... 제가 생각하는 글케는… 초콜릿 상자같아요.
킴 : 오 포레스트 검프인가요? (웃음)
쏭 : 약간 비슷해요. 제가 생각하는 글케는 다양한 맛을 가진 사람들이 어우러져서… 상자 속에 초콜릿이 다 다르자나요? 그런데 모이면 비슷해 보이고.. 사람한테 기쁨을 주는 그런 음식이고.. 그런 면에서 그런 생각이 드네요. 다양한 색의 사람이 모여 있는데 재미난 건 양보랑은 거리가 먼 것 같아요. 그만큼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것 같네요 (웃음). 그래서 딱히 정의 받는 것을 싫어하고요 (웃음) 독창성과 개성을 존중하고... 또한 존중 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다 모인 것 같아요. 그렇지만 하나의 초콜렛 상자처럼 은연 중에 비슷한 느낌이나 분위기를 주는 것은 같아요. 물론 외부에서 봤을 때는 "얘네 뭐지? 별나다?" 이럴 수도 있겠지만…
킴 : 그럼 희섭쌤은 무슨 맛 초콜릿인가요? 매운맛?
쏭 : (웃음) 글쎄요?? 다크 초콜릿…? 쓴맛인 것 같은데..
킴 : 그럼 마지막으로, 희섭쌤이 생각하는 글케의 최고 장점은?
쏭 : 적어도 잘못된 일은 하지 않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는 것. 정직함, 공정성, 기본이 되어있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죠? 좋은 것 같아요. 일을 하다 보면, 작은 조직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때도 있고 시스템이 잘 정비 되어있다는 느낌은 아니에요. (웃음) 그런데 뭐 그런 건 중소기업이나 중소단체들의 특징인 것 같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케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 부분과 복지가 좋은 것 같아요. 워라밸이라던가, 개인의 삶을 좀 조명해보고 고민해볼 수 있는 그런 공간이지 않나. 그리고 그걸 상당히 장려하기도 하고, 존중받을 수 있고 결론은 좋은 직장인 것 같아요.
킴 : 네, 그러면 여태까지 성실하게 답변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어요.
(본 인터뷰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뤄졌으며, 사진 촬영 시에만 잠시 벗었습니다.)
킴's 요약: #정직함 #공정성 #훌륭한복지 #TMI...